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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막 지붕 프레임의 제작개발과정 2016. 6. 6. 11:33
위 그림처럼 캐노피 천막의 지붕을 박공지붕을 만드는 것이 이번의 가장 큰 목표였다. 저런 지붕이 가능하려면 대들보와 서가래처럼 지붕을 받쳐주는 구조물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간단하게 펼치고 접을 수 있어야 했기 때문에 긴 막대나 파이프 같은 구조물을 만들어 넣는 것은 어려웠다.
방법을 고민하다가 어차피 지붕을 가벼운 천으로 만들거니 딱딱한 파이프 대신 고물줄 같은 걸 이용해 보면 어떨까 싶었다. 펼치면 고무줄의 힘으로 지붕을 받치게 하는 것이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등산, 캠핑용 탄성로프를 사용하면 될 것 같았다.
탄성로프 구입
탄성로프를 사는 것은 어렵지 않았으나 두께에 따라 탄성의 정도가 다르므로 사이즈별로 구입해서 실험을 해봤다. 탄성이 강하면 지붕을 받치는 데는 좋지만 반대로 프레임을 펼칠 때 그만큼 힘이 많이 들기 때문에 잘 계산을 해야했다. 지름 4미리와 5미리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4미리로 정했다.
로프를 고정하는 구조물
로프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먼저 철물로 틀을 잡은 다음 거기에 구멍을 내서 고정을 해야했다. 가장 고민이 되는 것은 지붕의 가장 뾰족한 윗부분을 어떻게 할 것인가였다. 제일 먼저 생각한 것은 ㄱ자 형태의 철물을 사서 뒤집어서 달아보는 거였다.
요런 느낌 (출처 : 바이올)
철물들을 사서 시도를 해보니 일단 ㄱ자 꺾쇠를 봉대 끝에 올려 고정하는 것이 어려웠다. 할 수는 있지만 구조가 복잡해졌다. 용접을 할까도 생각했지만 그러면 일이 너무 커지는 것 같았다. 또 지붕의 각도가 90도 보다 크다보니 90도인 꺾쇠로 받치면 지붕의 모양이 조금 안 맞게 보일 수도 있었다. 결국 꺾쇠 구조는 포기했다.
지붕의 각도를 측정해서 그에 맞는 철물을 제작하면 좋겠지만 그렇게 하긴 어려웠으므로 차라리 좀 더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하기로 했다. 고민 끝에 찾은 답은 경첩을 이용하는 구조였다. 이번에는 적당한 경첩을 찾는 것이 숙제가 되었다.
경첩 구입하기
적당한 사이즈의 경첩을 찾기도 생각보다 어려웠다. 실내용, 가구용은 선택지가 많았지만 녹이 슬지 않아야 하는 실외용은 종류가 많지 않았다. 네이버에서 찾다보니 스테인리스 경첩을 파는 곳을 발견했는데 매우 다양한 경첩을 팔고 있었다. 설명을 보니 구로기계공구상가에서 25년째 매장을 운영중이라고 써있었다. 모니터로 백번 보는 것보다 직접 가서 보는 게 제일 확실하므로 바로 구로로 찾아갔다.
구로기계공구상가의 풍경은 기계 덕후들에겐 천국이다. 볼트집에는 쌀집에 곡물이 담겨 있듯이 상자마다 수많은 볼트, 너트가 알알이 빛을 내며 수북이 쌓여있다. 찾아간 곳은 서진철물(서진하드웨어) 였는데, 가게는 생각보다 작고 동네 철물점 느낌이 나는 곳이었다. 가게 밖 널빤지에 각종 경첩 종류가 빼곡하게 박혀있어서 직접 보고 만지면서 물건을 찾을 수 있었다.
마음에 드는 검은색 경첩이 있어서 사장님께 물어봤는데, 그건 신주(황동)로 만든 거라 내구성이 약해서 힘을 받는 데 쓰면 안 된다고 알려주셨다. 신주는 주로 소가구용 경첩을 만드는데 쓰인다. 가볍고 색과 모양이 정밀한 대신 약하다. 결국 적당한 스테인리스 경첩을 사서 돌아왔다.
지붕 프레임의 조립
전체 프레임이 검정이었으므로 경첩 역시 이에 맞춰 분체도장을 했다. 이후에 다른 철물들과 함께 조립하여 지붕구조물을 완성했다. 캐노피 프레임의 플라스틱 관절 부분들에 구멍을 뚫고 로프를 끼워서 연결하고 펼쳐보았더니 계획했던 대로 모양이 나왔다.
경첩을 이용한 구조물
완성된 프레임
이때까지만 해도 거의 다 완성을 했다고 생각했었다. 엄청난 착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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